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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방/장르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백조와 박쥐 줄거리와 결말

by 로그라인 2023. 2. 14.

백조와 박쥐(현대문학, 2021)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21년에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1985년 문단에 데뷔했으니 2021년은 작가 생활 36년 차일 때 발표한 소설이다. 데뷔 후 50편 넘게 작품을 썼다고 하니, 1년에 거의 2권씩 추리소설을 쓴 셈이다. 

2007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번역을 도맡아 온 번역가 양윤옥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을 '죄와 벌, 거대한 균형의 가늠자'라는 키워드로 소개한다.

정의를 위한 분노, 검경과 변호사와 판사의 애환, 공소시효 폐지와 소급을 둘러싼 문제점,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언론과 인터넷의 경박한 배설 등 인간의 죄와 벌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논의들이 총망라된 '사회파 추리소설' 계열로 <백조와 박쥐>를 분류한다.

그러나 막상 이 소설을 읽어보면 정의에 대한 거창한 분노나 검경이나 법조계의 애환이나 한계는 잘 느낄 수 없다. <백조와 박쥐>는 그냥 추리소설일 뿐인데, 추리소설은 재미있으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거창하게 포장하는지 모르겠다. 

<용의자 X의 헌신>이 영화화되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그의 추리소설은 딱 용의자 X의 헌신까지만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읽고 적잖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히가시노 게이고 프로필

1958년 오사카에서 출생했다. 고등학교 때 추리소설 습작을 했던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학은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5년 추리소설 『방과 후』로 문단에 데뷔했다. 1999년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갈릴레오 시리즈 중의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으로 2006년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패러디한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주오코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을,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중에서 반전이 가장 돋보이는 소설은 <위험한 비너스>(2017)↗이다. 반전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한 추리 소설이다.

책 겉표지
책 겉표지

추리소설 백조와 박쥐 줄거리

2017년, 국선 변호사 시라이시 겐스케가 도쿄 해안의 한 도로변에 주차된 차 안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다. 시라이시 겐스케는 양심적인 변호사여서 원한을 품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으로 수사는 난항에 빠진다.

그러나 고다이 형사가 끈질긴 수사로 유력한 용의자, 구라키 다쓰로를 찾아낸다. 그런데 구라키 다쓰로는 시라이시 겐스케 변호사를 자신이 죽였을 뿐 아니라, 33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의 진범도 자신이라고 자백한다.  

1987년에 일어났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은 용의자로 체포된 후쿠마 준지가 유치장에서 자살하면서 유야무야 되었다. 현재는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으로, 후쿠마 준지의 아내와 딸은 살인마 가족이라는 사회적인 지탄을 피해 성을 '아사바'라고 바꾸어 도쿄의 몬젠나카초에서 작은 식당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구라키 다쓰로 순순히 자백하면서 시라이시 겐스케 살인사건은 수월하게 종결된다. 그런데 고다이 형사는 33년전 살인사건에서 구라키 다쓰로가 용의자에서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 의문을 품으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여기까지의 줄거리가 추리소설 백조와 박쥐의 거의 중반부 내용이다.

구라키의 자백은 수많은 의문을 풀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수수께끼가 남아 있었다.
어째서 구라키는 33년 전에 체포되지 않았는가, 어째서 용의 선상에서 제외되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원래는 사체 첫 발견자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106쪽)

백조와 박쥐 결말(스포일러)

고다이 형사는 구라키 다쓰로 그렇게 나쁜 형의 인간은 아니며, 무엇보다 시라이시 겐스케 변호사를 살해할 동기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 한다. 고다이 형사는 구라키 다쓰로가 자백한 내용들이 사실과 맞지 않다는 것을 시라이시 변호사의 딸 미레이와 구라키의 아들 가즈마와 함께 밝혀 낸다.

구라키 다쓰로는 왜 거짓 자백을 하면서까지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시라이시 변호사를 살해한 진범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작가가 던져준 단서를 가지고 독자가 스스로 퍼즐을 풀어가는 데 있다. 그런데 추리소설 <백조와 박쥐>는 소설 중반부까지 시라이시 살해 사건의 진범이 등장하지도 않았고, 이 추리의 결론을 보면 소설 중후반부까지 진범을 추리할 수 있는 단서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이런 것을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튼, 시라이시 사건의 진범은 후쿠마 준지의 손자였다. 구라키는 후쿠마 준지의 아내와 딸이 자신 때문에 살인자 가족이라는 누명을 쓰고 살아 것에 대해 늘 죄책감을 느꼈고, 그래서 뒤늦게나마 33년 전 사건의 실체를 후쿠마 준지의 딸에게 고백을 했다.

그녀의 아들이 그것을 알게 되었고, 중2병에 걸린 그 얘가 복수심과 영웅심리로 살인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을 알게 된 구라키가 후쿠마 준지이 아내와 딸을 위해 자신이 죄를 뒤집어 쓰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이야기를 567쪽에 걸쳐 지루하게 끌고 간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복된 이야기가 거의 백 페이지는 넘어갈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포텐이 터지는 것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추리소설로서의 팔팔 끓는점도 없다. 그냥 이야기를 끌고 가다 뜬금없이 어떤 얘를 등장시켜 얘가 범인이야 하는 느낌. 

한마디로 말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백조와 박쥐>는 독자의 뒤통수를 세게 치는 소설이다. 추리소설이 이래서는 읽는 재미가 없다. 또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다. 문제의식이 그리 깊지 않고, 분량만 잔뜩 늘어뜨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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