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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방/한국소설

양지예 장편소설 1미터는 없어

by 로그라인 2023. 5. 23.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1미터는 없어

앙지예의 장편소설 <1미터는 없어>(문학동네, 2023)은 비행기 사고로 사라진 측량 천재의 삶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이다. 양지예는 이 소설로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김인숙은 "첫 페이지부터 그 흥미로움과 참신함이 압도적인 바, 가슴을 두근거리며 읽었다."라고 했다.
소설가 이기호는 "계속 측정을 하고자 의지, 그래서 잴 수 없는 것들, 마음의 오차마저 줄이려는 태도가 작품을 이끈 힘"이리고 했다.
정한아는 "천재의 일대기를 재기 발랄한 입담으로 펼쳐낸 것도 서사의 활력으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편해영은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매력이 빛나는 소설이었다."라고 평했다.

작가 양지예 소개

202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에게>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에 살고 있다. 대전에서 서울로 다니면서 글쓰기 수업을 들었고 인터넷에 소설을 올리기도 했다.

책표지
책표지

1미터는 없어 줄거리

'나'는 에베레스트 등반 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 다리를 절단한 후 경기도에 있는 한 사립 박물관의 관장직을 맡고 있다. 그 박물관은 측량의 천재를 기리기 위한 박물관으로 그녀가 에베레스트의 높이 측정을 등반가인 '나'에게 의뢰한 인연으로 관장이 되었다.

측량의 천재, 그녀는 미얀마의 정부의 초청으로 도량형 통일에 대한 자문을 받아 미얀마에서 국토 측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2021년 11월 경 양곤국제공항을 출발해 만달레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맑고 바람도 없는 날이었지만 비행기는 이륙한 지 알마 안되어 이라와디강에 불시착했다. 연료 계기판에 표시된 단위와 실제 급유 시에 사용된 단위가 서로 달랐던 것이 사고 원이었다. 승무원과 승객 전원이 탈출에 성공했지만, 오직 그녀만이 작은 배낭과 함께 사라졌다. 그녀의 실종은 미제 사건이 되었다.

측량의 천재인 그녀가 미얀마의 도량형 자문위원으로 가게 된 것은 금요숲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금요숲은 미얀마 로힝야족 출신으로 한국에서 외교학 박사과정에 통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여러 국가들이 겪고 있는 기후 위기 등을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거나 관계 부처에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유명 유튜버이다.

어느 날 국정원 팀장이 내게 찾아와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측량천재의 일기장을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 금요숲은 그녀의 유일한 친구였다. 박물관 관장을 맡은 이후 나도 자연스럽게 금요숲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녀의 전남편 염 박사는 그녀가 실종된 배후에는 금요숲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금요숲이 정치적으로 그녀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단 거였다.

나는 그녀가 남긴 일기장들을 꼼꼼히 읽으며 그녀가 왜 사라졌는지 나름대로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국정원 팀장이 다시 찾아와 그녀의 일기장을 요청했던 것을 철회하고, 금요숲도 갑자기 사라지며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는다. 

1미터는 없어 결말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십 년 전 오늘의 나'라는 콘셉트로 프로모션을 진행해 수장작을 뽑은 사진에서 십 년 전 미얀마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고, 놀랍게도 사진 구석 테이블에 그녀가 앉아 있는 걸 발견한다. 그녀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석 달 후 사라졌던 금요숲이 편지를 보내오고, 그다음 날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이 국제 택배로 왔다. 아마도 그녀는 실종 후에 일기를 아이패드에 기록했을 것이다. 나는 아이패드를 봉인하기로 하고 부관장에게 맡겨둔다.

책 속 문장

1미터는 없어 184쪽
1미터는 없어 184쪽

나는 미얀마로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었다. 측량의 천재는 완벽한 측정이라는 것은 없다고 믿으면서도 왜 제냐는 나의 물음에 무서우니까 재고, 대상을 알고 싶어 손을 내미는 방법으로 측량을 한다는 그녀의 말을 떠올린다.

1미터는 없어 감상평

이 소설은 측량 천재의 실종 미스터리라는 장르소설의 외피를 쓰고 힘 있게 이야기를 시작했으나 뒤로 갈수록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적어도 내게는 오리무중이 되었다.

작가는 시장이 선거용으로 세운 박물관을 사립 박물관이라고 지칭했다. 그래도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작가인데, 이런 사소한 실수도 신뢰를 떨어뜨린다. 

측량의 엄밀성을 향한 측량 천재의 집념을 강조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가나, 그녀가 세계 최초로 소수점 아래 열두 자리까지 표시되는 체충계를 개발하여 히트작이 되었다거나 납작 양상추 육종에 성공하여 '찌그러지지 않은 버거'라는 신상품을 출시하여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었다는 썰에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최근 문학동네소설상은 차라리 하이브리드소설상이라고 개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장르소설로 시작해서 애매하게 문학적(?)으로 끝맺는 소설을 2회 연속 수상작으로 뽑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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