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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상/인문교양

칼 세이건 코스모스, 초중고 과학 추천 도서

by 로그라인 2022. 9. 3.

칼 세이건 코스모스, 초중고 추천 과학도서

우주의 바닷가로 초대하는 과학 교양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6)는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동경으로 빠져들게 하는 귀한 책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980년 출간된 이래 영어로 출판된 대중 과학 교양서 중 가장 많이 읽힌 책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두툼했던 코스모스는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불현듯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주문했는데, 옛날 그 책이 아니라 칼 세이건 서거 10주기 특별판이었다. 옛날 판본에서 칼러 사진을 많이 들어내고 분량도 많이 줄었다. 그래도 719쪽이다. 2006년 번역 출간된 <코스모스>도 2022년 3월 현재 96쇄를 찍으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첫 장 제목은 '우주의 바닷가에서'이다. 칼 세이건은 우주의 바닷가에서 먼 과거, 우리 인류들의 선지자들이 이룩했던 과학탐험의 기록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인류가 꿈꾸어왔던 꿈을 이어가며 우주의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우주의 탄생과 지구의 나이

최근에 알려진 우주의 가장 정확한 나이는 137억 년이다. 우주가 알갱이이었던 시절, '대폭발' 또는 '빅뱅'이 일어났고, 무수한 별들과 함께 지구도 그 혼돈 속에서 서서히 태어나 자랐다. 지구의 나이는 이제 45억 살이 되었다.

책 속 문장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인류가 온 축적해 온 과학 지식 덕분이다. 축적된 과학 지식은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끊임없이 측정해가며 궤도를 바로잡아 가고 있다. 이제 우리가 누리호를 발사하고, 미국 로버 '퍼서비어런스'호는 2022년 2월 19일에 화성 도착 첫 돌을 맞았고, 약 30억 년 전의 강물이 흘러들던 호수에서 탐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상사의 위대한 혁명기

지금의 눈부신 우주 탐사활동은 이미 기원전 600년과 400년 사이에 그 싹을 틔웠다. 칼 세이건은 그리스 이오니아에서 일어났던 이 시기를 인류 사상사에서 위대한 혁명기라고 부른다. 탈레스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유클리드보다 먼저 증명한 인물이었다. 탈레스의 기하학은 유클리드에게, 유클리드 기하학은 뉴턴에게 이어지며 현대 과학 기술을 탄생시킨 중대한 계기로 작용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천구도를 만든 최초의 인물이었고, 피타고라스는 지구가 공과 같이 둥글다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추론했고,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행성계의 중심이고 모든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주장한 인류의 첫 번째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오니아의 실험 중심적인 과학들은 1,800년이라는 세월을 묻혀 지내고서야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비로소 복귀하게 된다. 왜 였을까? 칼 세이건은 중상주의적 과학을 천시하는 풍조와 교회의 억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동아시아에 만연했던 사농공상의 풍조가 서양의 중세에서도 그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 최고의 지성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노예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보면 끔찍하다. 그는 하층민들은 본디부터 노예의 본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고, 제 손재주로 먹고사는 기능인마저 노예 신분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때에야 비로소 그의 재능이 탁월해진다고 했다. 

천체 물리학자들

그리고 또 하나, 위대한 천재들 조차 그들의 발견 앞에 정직하지 못했다는 점도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표하면서, 일생을 천체물리학에 바친 요하네스 케플러가 밝혀낸 행성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 즉 케플러의 법칙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추론해낼 수 있었다고 밝히지 않았다. 코페르니쿠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만난 최초의 천체물리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우리가 만난 최초의 천체물리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행성의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환희에 찬 심경을 아래와 같이 기술했다. 이 얼마나 담대하고 전율스러운 문장인가. 모름지기 과학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저래야 할 것이다. 

"나의 책을 요즘 사람들이 읽든 아니면 후세인들만이 읽든,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으련다. 단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 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신께서는 당신을 증거 할 이를 만나기까지 6,000년을 기다리지 않으셨던가."

요하네스 케플러가 자신의 일생을 바쳐 추구한 목표, 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천상 세계의 조화를 밝히는 목표는 그가 죽고 36년이 지난 후에 뉴턴에 의해 결국 결실을 맺게 된다. 미숙아로 태어났던 아이작 뉴턴은 유클리드와 케플러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비로소 우주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우주의 미래와 인간의 미래

칼 세이건은 그 어떤 과학 교사보다 시적이고 알기 쉬운 문장으로 우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한 편의 장엄한 우주의 대 서사시로 읽힌다. 칼 세이건은 그리스 이오니아에서 시작된 인류의 꿈들을 갖고 멀리 미래에까지 뻗어나갈 풍경을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광막한 우주의 세계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태양은 초속 200킬로미터로 은하의 중심을 돌고 있다. 그 엄청난 속도이지만 은하의 중심을 한 바뀌 도는 데 2억 5천만 년이나 걸린다. 그럼 도대체 은하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50억 살인 태양은 지금까지 은하의 중심을 겨우 20번 정도 완주했을 뿐이다.

은하는 나선 팔을 두 개 가지고 있다. 우리 태양은 현재 나선 팔과 다른 나선 팔 사이를 8천만 년의 세월을 보내며 지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럼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우리 인생은 지금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초중고 과학분야 추천도서

인간이 성장하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야 한다. 선생님으로부터 "네가 커서 도대체 뭐가 되겠니."라든가 "네 질문이 수업 분위기를 망친다."라거나, 또는 "학교를 그만두고 나가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라는 폭언을 들었다던 아인슈타인은 어린 시절 베른슈타인이 쓴 <대중을 위한 자연과학>에 빠져 빛의 속도로 여행하는 자신을 상상했고, 그 상상들이 그의 위대한 업적으로 이어졌다.(398~408쪽)

인류의 위대한 발견이나 성취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오는 축적에서 씨앗 하나가 발화한 것들이다. 그 씨앗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은 언제나 거인의 어깨위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충실하게 제공해 왔다.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는 어떤 어린이에게는 분명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그의 문장은 문학적이고 재치까지 넘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마저도 쉽게 개념 설명을 한다. 어른의 역할 중의 하나는 아이들에게 그들 앞에 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길이 펼쳐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 또한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 같다. 당신을 우주의 바닷가로 초대하는 멋진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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