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 로그라인

젠리 사용법과 위치조작 : 유령모드와 얼음모드, 수면모드

by 로그라인 2022. 9. 28.

젠리 사용법과 위치조작: 수면, 유령, 얼음모드

젠리 어플을 깔았다. 딸아이가 원룸에 이사 들어가던 날, 안전을 걱정하니 딸아이가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아빠 딸 이제 나이가 이땡이다. 아빠, 우리 젠리 해"라고 했다.

젠리는 무료 위치추적 어플로 Z 세대 사이에서 엄청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위치 추적을 하다니, 왠지 망설여졌지만 딸아이가 3자에게는 비공개할 수 있다고 해서 과감히 깔았다. 젠리 사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젠리 사용법

①젠리 회원 가입, 실명으로 안 해도 가능

젠리는 안드로이드 폰과 아이폰 모두 깔 수 있는 어플이다. 안드로이드 폰은 구글 스토어에서 젠리를 검색하면 zenly - your wrld 어플이 뜬다.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되었다니 그 인기를 실감한다.

젠리 어플을 깐 후 회원 가입을 하면 폰 바탕화면에 어플이 깔린다. 회원가입을 할 때 이름과 생년월일을 요구하는데, 실명과 실제 생년월일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전화번호는 인증번호를 보내주기 때문에 본인의 폰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②개인정보 설정

회원가입을 하고 나면 폰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 들 중에서 젠리 어플을 쓰는 사람들을 친구로 추천해 준다. 위치추적 어플인 만큼 굳이 연락처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젠리 어플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는 설정--> 개인정보 설정 화면에서 아래 화면과 같이 '아이디로 친구 추가 제한하기' 외의 세 가지 항목을 모두 활성화시켜 주면 된다. 

비공개 모드는 연락처에 있는 사람만 친구로 추가할 수 있게 비공개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친구 추천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선택해야 한다.

친구 추천 목록에서 제외하기를 선택하면 내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들에게 더 이상 나를 친구로 추가하라고 추천해 주지 않는다. 전화번호 숨기기도 선택해서 전화번호 노출도 막는다.

③젠리 위치조작 가능할까?

젠리 어플이 만약 위치 조작이 가능하다면 이 앱이 취지가 무색해진다. 악의로 위치조작이 가능하다면 이 어플을 사용할 까닭이 굳이 없을 것이다. 

다만, 젠리에는 유령 모드라고 하는 게 있어서 친구마다 공유 모드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으로 위치 조작 아닌 위치조작 효과는 볼 수는 있다.

안개모드

젠리의 안개모드는 친구로 설정한 사람들이 나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볼 수 있지만, 대략적으로만 알 수 있는 기능이다. 1킬로미터 범위 이내로 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안개 모드를 설정하면 내가 그 친구들을 안개모드로 설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얼음모드

얼음모드로 설정한 친구들은 내가 얼음 모드로 설정하기 이전의 내 마지막 위치를 볼 수 있지만, 더 이상 나의 현재 위치 정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다. 내 위치를 상대방에게 밝히기 싫을 때는 얼음모드를 설정하면 된다. 

얼음모드를 설정한 친구들은 내가 그 친구들을 얼음모드로 설정했다는 것을 알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는 말하는데,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아, 이 친구가 얼음모드로 설정했구나 짐작을 할 수 있다.

무료 위치추적 젠리 어플 5일 사용 후기

젠리 어플에 들어가니 "회원님이 zenly에 가입하던 날인 2022년 9월 23일이 엊그제(이래,ㅎㅎ) 같은데, 벌써 5일 전이군요. 그날부터 zenly는 회원님을 한결같이 사랑합니다."라고 반겨준다.

딸의 추천으로 내가 제일 먼저 젠리에 가입했고, 아들은 아무 생각 없이 가입했다. 그리고 아내는 가입을 미루다 어제 가입했다. "(아내) 내가 가입하면 뭐 해 줄 건데?", "(나) 가입하기 싫으면 안 하몬 되지 뭐 해줄 건데 라니, 참 이상타, 왜 애인이랑 모텔에도 가게?" 이랬더니 가입했다. ㅋ

젠리 어플에 가입하고 위젯을 폰에 깔면 한 사람 한 사람의 현재 위치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딸이 22시간째 원룸에만 있으니 "절대 안 나가??" 또는 "아늑하게 있는 중"이라는 멘트를 날리고 23시간 째는 "집 밖은 위험해"라는 멘트를 날린다. ㅋ

아들은 "돌아다니는 중"으로 뜨면서 배터리가 "얼마 안 남음"이라는 멘트를 쳐 준다. 아들 아이콘을 꾹 누르니 배터리가 12% 남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들은 '충전 필요'하다고 하는데도 계속 돌아다니기만 하더니 '게임 오버' 되었다. ㅎ

웃기는 건 아내 위젯은 지금 집에 있는데 "친구네 집에 있음"이라고 뜬다. 젠리는 나와 아내를 '친구'로 안다. ㅋ 아내가 친구 집에 있다는 말씀이다. 아들은 기숙사에 있는데, '밤을 보낸 곳'에 있다고 뜬다. 아들이 자주 가는 장소를 입력을 하지 않았나 보다. ㅎ

어 그런데 딸은 평소 루틴과는 다르게 반포 한강 공원에 있다. 딸의 아이콘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뜬다.

세빛 둥둥섬이 보이는 반포 한강 공원에서 딸은 맥주를 마시고 있을까? 어제 통화할 때 프로젝트 팀을 짜고 각자 역할을 분담했는데, 자기 실력으로 팀원들에게 도움이 못 될 것 같다고 하소연 했는데...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인 걸까...

아무튼, 전화는 따로 하지 않았다...

젠리 어플 사용 시 주의사항

젠리 어플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사생활이 완전히 노출되는 어플이다. 이동하지 않고 어느 장소에서 몇 시간이나 있었는지, 실시간으로 시속 몇 킬로미터로 이동하고 있는지, 배터리는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어플이다.

아마도 Z세대들은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끼리 젠리를 사용하며 유대감을 만끽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사생활은 사생활로 지킬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있다. 사생활을 다 까발린다고 해서 유대감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물론 젠리에 얼음모드나 유령모드가 있긴 하지만 얼음모드를 설정하면 상대방은 왜 내게 얼음모드를 설정했느냐 그걸 가지고 또 싸우게 될 공산이 커다. 만약 연인이나 부부가 제리 어플을 사용한다면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될 공산이 크다. 그건 빅브라더이지 사랑이 아니다.

유아나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젠리 어플이 유용할 것 같다. 성인이 젠리 어플을 사용한다는 것은 비추다. 그럼에도 사용해야 한다면 '절제심'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안전'을 확인하는 용도로만 젠리 앱을 사용하면 그런대로 제 기능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젠리 앱 개발자에게

카드사들은 대개 고객이 통상의 루틴을 벗어난 지역에서, 보통의 금액을 벗어난 금액을 결제했다거나 하면 바로 알림을 주어 확인한다. 본인이 결제한 게 맞냐고. 그럼 어느 정도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빅데이터의 효능이다.

젠리 앱도 마찬가지다. 친구로 설정한 사람이 평소의 루틴을 벗어난 지역으로 이동한다거나, 장 시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친구에게 알림을 주는 기능을 추가하면 아마 순기능이 될 것 같다. 이것 또한 사생활 침해라 매우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젠리 앱을 깔고 나서 아내가 더 많이 들여다본다. "어머 어머, 우리 딸이 지금 세빛둥둥섬으로 가고 있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