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과 회복탄력성
자기 회복력을 위한 심리상담 입문서
야스민 카르발하이로의 자기 회복력(한윤진 옮김, 가나출판사, 2022)은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심리상담 서적이다.
백수가 세상에서 제일 바쁘다는 말이 있다. 며칠 째 포스팅마저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뭔가 회복탄력성이 필요했다. 야스민 카르발하이로의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도 회복탄력성을 향상하는 심리학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회복탄력성이란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극복력, 탄성, 탄력성, 회복력 등을 뜻하는 말이다. 크고 작은 역경과 실패를 오히려 구름판으로 삼아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탄탄한 마음의 근력을 가진 사람을 일컬어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한다.
* resilience [ rɪˈzɪliəns ] 1.(충격·부상 등에서의) 회복력(쾌할, 원기) 2. 탄성(彈性), 탄력 3. 복원력
물체와 사람, 조직마다 회복탄력성을 다 갖고 있지만 그 탄성은 제각각 다 다르다. 심리학적으로는 역경과 불행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탄성이 달라질 수 있고, 부정적인 신호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회복탄력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회복탄력성은 인생의 나락에서도 꿋꿋하게 바닥을 힘차게 반동하며 뛰어오르게 할 수 있는 힘, 마음의 근육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소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 게슈탈트 및 신체 치료사이자 코치 그리고 마음 챙김 트레이너. 주요 치료 분야는 불안,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접촉 상실 및 스트레스 관리이다.
베를린 후볼트 대학교에서 마음 챙김 분야를 연구했으며, 정기적으로 관련 워크숍과 트레이닝을 개최하고 있다.(책날개)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
위기가 불러온 기회
마케팅 분야에서 잘 나가고 있던 그녀, 야스민 카르발하이로가 자기 회복력 심리상담사로 전향한 사연은 이렇다. 유명 대기업에서 성공을 열망하던 저자는 항상 입꼬리를 올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고, 외모도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었던 만큼 인기도 친구도 많았다. 언제나 매력적인 젊은 남성과 연애도 했다.
해외 프로젝트도 단번에 성공시키며 승진 기회도 잡았고, 직업적인 측면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하며 쭉쭉 승승장구했다. 12시간에 달하는 근무 시간 외에도 굶어서라도 체중 유지를 하고 무결점 스타일링과 트렌디한 활동, 완벽한 연애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성과 및 자기 최적화 추구로 자신을 쥐어짜며 화려하게 빛나는 삶을 이어가던 20대 중반의 저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과호흡이 터져 나오고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는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공황발작으로 저자는 살기 위해 타고난 성격을 바꾸고, 사고와 행동을 거꾸로 뒤집어 처음부터 재정비했다.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았고, 자신을 치유했던 방법을 체계화하여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공황발작이라는 위기가 저자의 평생 직업으로 이끄는 계기가 된 셈이다.
퍼포먼스-덫과 케어 시스템
이제 저자는 날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벅찬 감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저자의 자기 회복력은 저자가 그랬듯 막막한 장벽에 부딪히고 고통스러운 압박에 짓눌린 사람들이 그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겸허히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으로 제 갈길을 걷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저자는 퍼포먼스-덫에서 벗어나자 자연스레 공황장애에서도 벗어났다고 말한다. 퍼포먼스 performance는 연기와 공연이라는 1차적인 뜻과 함께 성과 및 능률을 뜻하는 영어 단어이다. 저자는 성과와 연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태를 퍼포먼스-덫으로 정의한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퍼포먼스를 완전히 배제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 일을 했으면 일정 성과를 내야 하고 사회생활을 하려면 뭔가 그럴듯한 가면이라도 써야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오직 성과만 지향하게 되고 과시할 수 있는 자신을 연기하는데만 골몰한다면 퍼포먼스-덫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퍼포먼스-덫에 걸려들면 드라이브와 패닉 모드가 작동한다. 드라이브 시스템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희생을 감수하고 더욱 돌진하도록 만든다. 패닉 시스템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자존감을 바닥에 굴러 떨어지게 만드는 심리를 조장한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적이게도 '케어 시스템'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것을 잠시나마 멈추고 재검토하여 자신에게 유익하고 알맞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것이 케어 시스템이다. 즉 드라이브 모드와 패닉 모드를 컨트롤해주는 역할이 케어 시스템이다.
케어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으면 퍼포먼스-덫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공감 가는 이야기이지만 퍼포먼스-덫에서 빠져나오기란 그래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러빙, 무엇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가?
여기서는 자기 회복력 6단계 중에서 인상 깊었던 3단계 러빙 Loving: 습관이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하기, 무엇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가?의 한 단락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나머지는 설명이 간명하지 않아 나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우리는 나이가 훌쩍 든 후에야 문득 예전 사진을 보며 자신을 평가하기도 한다.
"세상에, 이럴 수가! 떠올려보면 그때 내가 나한테 너무 비판적이었어. 그러고 보니 내 외모, 대인관계, 가족, 동료, 직장에 대해 불만이 엄청 많았구나. 당시에는 항상 내게 없는 것과 내가 아닌 모습만을 쫒았지. 나의 아름다움, 내 인생에서 소중한 이들, 굉장한 가능성에 대해 장님처럼 아예 보지 못했어."
여러분도 그러한가? 너무 늦어버린 후에야 애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현실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다.(195~196쪽)
우리는 평생을 내가 아닌 부모와 가족이, 친구와 배우자가, 회사와 동료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며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자신의 단 하나뿐인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매번 돈과 바꾸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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