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의 힘, 대화의 기술, 사람에 대한 관심
이노우에 도모스케가 쓴 잡담의 힘(류두진 옮김, 포레스트북스, 2022)은 사람을 만나면 어색해서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대화의 기술을 다룬 책이다. 잡담의 힘을 다 읽고 나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다닐 때 다 배운 내용들인 것 같은데, 왜 다 잊어버렸을까를 생각해봤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다 사람을 만나면, 생글생글 웃으며 인사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아마도 자라면서 세상이 생각보다 험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습관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밴 탓이 아닐까? 그렇다 보니 사람을 만나면 자연 경계하게 되는 태도가 디폴트가 되어버린다. 이 책의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는 사람의 인상은 2초 만에 결정되는 것이므로 인사만 잘해도 잡담의 기술에서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
산업카운슬러이자 정신과 의사. 산업의로서 매달 40개 이상의 기업을 방문해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오사카 병원에서는 우울증과 발달장애 등 정신건강의학 진료를 보고 있다.
이노우에 도모스케는 직장인들의 고민 1순위가 조직 내 대화와 인간관계라는 것을 알고 누구나 스트레스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잡담의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잡담의 기술 다섯 가지
저자가 큰 줄기로 제안하고 있는 잡담의 다섯 가지 기술을 소개하면 이렇다.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하고, 잡담의 힘은 이 다섯 가지 기술을 풀어 쓴 내용이다.
1. 잡담의 목적은 상대방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아닌, 상대방을 대접하는 것이다.
2. 잡담에 꼭 필요한 것은 '자아 개방'이다. 자신을 상대방에게 드러내면 상대방이 마음이 열게 되어 있다.
3. 하수는 상대방에게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 대화를 풀어가려고 하지만, 고수는 상대방과의 '차이점'에서 대화를 풀어간다.
4.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는 내용에 집중하기보다 상대방의 기분에 초점을 맞춰 들어야 한다.
5.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말하기를 연습해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예컨대 이런 말이다. "요새 좀 피곤해요?", "살쪘어?", "피부가 좀 까칠하네", "건강 검진에 뭔가 나오지 않았어요?" 등이다. 이런 말은 듣기에 따라서는 상대방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험담으로 들릴 수도 있다. 저자는 이렇게 무신경한 한마디를 예방하려면 상대방을 제대로 관찰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본 다음에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잡담의 힘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관심에서 생겨날 수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저자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을, 1. 머릿속이 자기 일로만 가득 찬 사람, 2.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 상대방에게 맞춰줄 수 없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분류한다.
인간관계 = 상대방에 대한 관심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을 수 있고(?), 말을 잘하면 상대와의 친밀도를 높이고 호감과 신뢰를 준다. 잡담의 힘에서 말하고 있는 스몰 토크 디테일은 인관관계에서 어색함을 없애고 친화력은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이 기술 또한 그 원천기술을 들여다보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사람은 따뜻한 관심으로 바라볼 때 그 사람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 사람이 지금 어떤 기분 상태에 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응당 느껴지게 된다. 그런 연후에라야 잡담의 힘에서 익힌 소소한 대화의 기술을 쓰면 제대로 먹힐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상대방에게 대화의 기술을 쓰려하면 상대방은 당신의 의도를 금세 알아차리게 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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