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문예출판사, 2014)는 인간의 꿈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는 훌륭한 고전 소설이다. 최초의 SF 소설이기 이전에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지성과 욕망의 근저를 묘사한 인문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는 역작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중·고등생들에게 적극 추전하는 이유는 인생의 이른 시기에 이러한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에 맞닥뜨리면 사고의 폭이 확장되면서 인생과 우주의 의미를 보다 깊게 사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인지 대학 교양 영문학 강좌에도 단골로 소개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작가 메리 셀리 소개
작가 상세 소개는 윗 글 참고. 메리 셸리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혁명적인 사상을, 어머니로부터 페미니즘적인 신념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지적 토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빅터가 창조한 괴물은 독자의 해석에 따라서 흑인이 될 수도 있고, 국외 난민도 될 수 있고, 사이코패스로 은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해설에 대하여
우리 시대의 인류학자 김현경은 그의 저서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 지성사, 2015)에서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를 탐구하면서 경계의 핵심 개념으로 '사회적 성원권'을 제시한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은 단지 몸집이 거대하고 흉측스럽다는 이유로 인간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처럼 괴물에겐 그림자, 즉 인격이 부여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괴물의 인정 투쟁이 지속된다면 인간 사회가 그를 받아들이는 시대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다.
이 소설에서 부차적이고 소외된 인간으로 그려지는 여성들은 기껏 수십 년 전에야 인간의 자리에 들어와 환대받을 수 있었다. (메리 셸리는 이 소설을 처음 출간할 때 작가가 여자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익명을 택했다)
앞으로 머지않아 나타나게 될 인간을 닮은 AI나, 인간 복제품과 괴물을 연결 지으며 이 소설을 음미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소설 프랑켄슈타인 줄거리
북극해 탐험을 나선 젊은 선장, 로버트 월튼은 극지에서 조난당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발견하고 자신의 배로 구조한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프랑켄슈타인은 월튼에게 우정을 느끼며 자신이 창조한 괴물에 대한 기나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윌튼은 빅터를 구조한 이야기와 빅터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영국에 있는 자신의 누인, 사빌 부인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그 편지들을 묶어 발간한 소설인 셈이다. 빅터가 월튼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제네바 명문가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여러 공직에 헌신하였고, 불운을 겪다 숨진 절친의 딸 캐롤린 보포르를 거두어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또 빅터의 고모가 젊어서 죽자 고모가 낳은 딸 다섯 살 난 엘리자베스 라벤자를 입양하여 자녀처럼 잘 보살피고 빅터는 그녀와 함께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는 갈망에 휩싸인 빅터는 자연 철학에 매료되었고,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1486_1535, 신비주의자이자 연금술사)의 저작들을 우연히 읽고 열광하고 이어서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등의 자연 철학자들의 저작들을 탐독하고 연구한다.
빅터의 아버지는 아들을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기 위해 빅터가 열일곱이 되었을 때 잉골슈타트 대학교로 유학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즈음 엘리자베스가 성홍열에 걸려 회복되어가고 있을 때 어머니가 그만 전염되었고, “빅터와 엘리자베스가 꼭 결혼을 해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잉골슈타르트 대학교에 온 빅터는 발터만 교수의 지도로 자연 철학, 특히 가장 포괄적인 의미에서 화학을 파고들었다. 2년 만에 화학 기구들의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잉골슈타트 교수들의 강의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자연 철학 이론과 실습을 완전히 통달하게 됐다.
그리고 빅터는 생명을 가진 모든 동물의 신체 구조에 이끌렸고, 어디에서 생명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해부학에 통달하고 인체의 부패 원인과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밤낮을 지하 납골당에서 보냈다.
빅터는 수많은 시간을 들인 고통스러운 연구 끝에 동일한 과학 분야를 탐구했던 많은 천재들 가운데 오직 자신만이 삶에서 죽음으로, 죽음에서 삶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이로운 비밀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라게 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11월의 어느 음산한 밤, 마침내 수많은 시행착오를 뚫고 한 생명체를 창조해 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빅터는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의 소름 끼치는 몰골을 보고 숨 막히는 공포와 역겨움으로 그 방에서 뛰쳐나오고 만다.
한편, 빅터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마을 사람들을 피해 산골의 초라한 오두막에 딸린 작은 창고를 은신처로 삼아 혹독한 겨울철을 나게 된다 그 오두막은 프랑스 명문가 출신의 노인 드 라세와 그의 아들 펠릭스, 딸 아가사가 은둔처로 삼은 곳이었다.
드 라세는 그의 아들 펠리스가 종교와 재산 때문에 부당하게 사형선고를 받은 한 터키 상인의 탈옥을 성공시켰으나 프랑스혁명 정부에게 발각당하여 재산을 몰수당하고 국외로 영구 추방된 처지였다.
괴물은 온화하고 정의롭고 인정 많은 성품을 가진 오두막집 사람들이라면 나를 불쌍히 여겨 흉측한 모습도 너그럽게 봐줄 것이라고 기대하여 그들 앞에 나타났으나 아가사는 정신을 잃었고 사피(터키 상인의 딸이자 펠릭스의 연인)는 집 밖으로 달아났고, 펠릭스는 미친 듯이 분노를 터뜨리며 막대기로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날 이후 괴물은 모든 인류를 영원히 증오하고, 누구보다 자신을 만들어 이토록 참을 수 없는 비참한 상황으로 내몬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처절하고 잔인하게 복수하리라 맹세한다.
괴물은 제일 먼저 빅터의 사랑스러운 동생 윌리엄을 살해한다. 그 결과, 착한 저스틴이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 선고를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리고 괴물은 빅터 앞에 나타나 남아메리카의 광활한 광야로 가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세상과 절연하여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닮은 흉측한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빅터에게 요구한다.
빅터는 괴물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선한 존재로서의 가능성도 보여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고 스코틀랜드 그레이트브리튼 섬 북쪽에 있는 오크니 제도의 가장 외딴곳에서 제2의 창조 작업에 몰두한다.
그러나 빅터는 괴물과 같은 악마의 종족이 지구상에 번식하는 날이면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놓이는 공포로 가득 찬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괴물과의 약속을 깨고 만다.
빅터가 약속을 깨자 괴물은 “좋다. 가겠다. 하지만 명심해라. 네 결혼 첫날밤에 나도 함께 있을 것이다.”라는 경고를 남기고 사라진다.
그 일이 있은 후 괴물은 빅터의 둘도 없는 친구 앙리 클레르발을 살해했다. 괴물은 경고 대로 결혼식 첫날밤에는 빅터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살해했다.
그 소식을 들은 빅터의 아버지는 쓰러졌고 며칠 만에 숨을 거두었다. 그 후 빅터는 괴물에 대한 불타는 증오심으로 악마를 쫓아 놈이 죽거나 자신이 죽거나 사투를 벌이기 위해 타타르와 러시아 황야를 가로지르고 북극의 영원불멸의 빙해에 다다렀던 것이다.
그즈음 북극해 탐험을 나선 젊은 선장, 로버트 월튼이 빅터를 발견하고 그를 구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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