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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야기/성장소설

박현숙의 구미호 식당 3: 약속 식당, 청소년 추천 소설

by 로그라인 2023. 4. 25.

박현숙의 청소년 소설 <구미호 식당 3: 약속식당>(특별한 서재, 2022)는 주인공 채우가 사랑하는 설이를 만나기 위해 천년 먹은 구미호 만호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는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초반부는 인간의 생명 천 개를 먹으면 인간이 된다는 구미호 전설을 모티브로 했다. 사후세계를 한참 궁금해할 나이인 청소년들에게 딱 좋은 소재이다.

채우는 만호의 도움으로 비록 다른 사람의 몸이기 하나, 이승의 기억을 갖고 이승으로 돌아오지만 설이는 이승에 대한 기억 없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다.

서로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에서 채우는 어떻게 설이를 알아보고 찾아낼 수 있을까? 단 하루를 살더라도 설이를 만나 그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채우의 소망은 과연 이룰 수 있을까? 

작가 박현숙 소개

동화작가다. 200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제1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대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구미호 식당>, <저세상 오디션>, <6만 시간>, <빡빡머리 앤>, <발칙한 학교> 등이 있고, 아동 베스트셀러로 <수상한 시리즈> 등이 있다.

책표지
책표지

구미호 식당 3: 약속식당 줄거리

채우는 보육원에서 만난 동생 설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고 설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하는 마음씨 착한 오빠이다. 어느 날, 채우는 설이를 지키기 위해 싸움판에 말려들고 맞아 죽는다.

저승에서 채우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심판을 받지만, 설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자신이 새로 살게 될 인생을 구미호 '만호'에게 내어 주고 대신 이승에서의 기억을 간직한 채 설이가 사는 세상으로  돌아온다.

구미호 만호는 설이가 사는 세상으로 채우를 돌려보낼 수는 있지만 많아야 100일을 살 수 있을 뿐이고, 또 설이가 어떤 모습으로 환생하여 살아가고 있는지 알려 줄 수 없으므로, 설이는 찾는 일은 채우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이승으로 돌아온 채우는 42세, 김보영이라는 아줌마 모습으로 환생했다. 채우는 설이가 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데 착안하여 빈집에서 '약속식당'을 시작한다. 비오는 밤이면 이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요리에 필요한 식자재는 밤마다 구미호 만호가 냉장고에 채워 넣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설이를 만나기 위해 새로운 인생을 포기하고 짤막한 시간이나마 채우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이유는 설이를 위한 요리 '파감 로맨스'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채우는 죽기 전에 감자는 좋아하지만 파를 먹지 못하는 설이를 위해 설이가 먹을 수 있는 '파감 로맨스' 요리를 꼭 완성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파만 들어간 음식이 불행을 몰고 온다는 설이의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파와 감자가 만나서 멋진 로맨스를 이루게 한다는 뜻으로 레시피 이름을 '파감 로맨스'라고 이름 붙였다. ㅋ 이 유치 찬란한 작명 센스!

약속식당에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지만 게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을 만나지 못한 채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을 수 있도록 시식행사도 하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구주미와 고동미가 약속식당에서 요리를 먹고 난 후 게 알레르기로 병원을 찾게 되면서 채우는 둘 중에 누가 '설이'일까, 헷갈려 한다.

한편, 약속식당 건너편에서 '예쁘다 미용실'을 하는 왕원장 역시 자신처럼 이승의 기억을 간직한 채  만호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이승에 다시 왔지만 자신의 찾던 사람이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다시 저승으로 돌아간다.

약속식당 211쪽
약속 식당 211쪽

채우 역시, 자신이 어떻게 '설이'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설이는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할 거고, 설이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지만 그래도 계속 찾아나가기로 한다.

구미호 식당 3: 약속식당 독후감

지금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해 줄 것이 없을수록 사람들은 미안하다, 다음 생애에서는 꼭 더 잘 해줄게라고 약속한다.  

약속 식당을 쓴 작가 박현숙은 창작노트에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지키기 위해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이 아닌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러더라도 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다."라고 적었다. 

약속 식당은 설정에 구멍이 많고 전개에도 거친 구석도 많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공감하게 한다.

사실, "다음에"라는 말만큼 허망한 말도 없지 않던가? 그저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만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그나마 지혜로운 삶의 태도가 아닐까? 그러할진대 내세에까지 약속을 뻗치는 건 무책임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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