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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상/시와 에세이21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 차도하 침착하게 사랑하기 차도하 시인의 첫 에세이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위즈덤하우스, 2021)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젊은 친구가 쓴 책이다. 차도하 시인이 1999년생이니까 우리 아들딸과 같은 또래다. 차도하 시인은 자기소개 잘 못하는 사람. 경상북도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은 한국예술 종합학교 서사창작과에 다니고 있다.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침착하게 사랑하기」가 당선되며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이력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간단히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글을 읽고 쓰는 걸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그래서 에세이집을 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스물셋에 죽고자 했으나 책을 내어 다행이다.(책날개에서)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은 어른을 향한 차도하의 오래 .. 2022. 9. 7.
김용택 시가 내게로 왔다, 파블로 네루다 시(詩)가 내게로 오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제각기 인생에 훅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영겁의 세월이 쌓이고 쌓여서 시작도 끝도 모르는 그 아득한 시절의 어느 한순간, 한 점으로 응축되어 있던 우주의 알갱이가 대폭발을 했던 것처럼 온 존재를 갑자기 뒤흔드는 순간에 시는 유령처럼 찾아온다. 시가 운 좋게도 이른 시기에 어린 영혼에 찾아들면 그 소년은 위대한 시인이 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칠레의 민중 시인 파블로 네루다이다. 그는 자신에게 시가 찾아온 순간을 '시(詩)'에 담았다. 아래는 파블로 네루다의 시(詩) 전문이다. 시(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을 때···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 그게 겨울이었는지 강에서인지... 2022. 9. 3.
장기하 책,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뮤지션이 책을 냈다.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산문집이다. 나는 책을 잘 못 읽는다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 나랑 같은 과? 하는 동질감이랄까. 사람은 자기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장기하는 책을 읽다 딴생각에 빠지고 다 읽은 문장을 한 번 더 읽을 때도 많다고 했다. 책 읽을 때 눈동자 운동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여기 또 있었네, 하하. 그래서 장기하는 "책을 좋아하시죠?"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가 좀 켕기기 시작한다고.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좀 오래 걸리더라도, 또 많은 양을 읽지 못하더라도 책 읽는 시간이 즐겁다면 누구나 책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잘하는.. 2022. 8. 28.
김영하 오래 준비해온 대답, 시칠리아 여행 에세이 김영하 오래 준비해온 대답, 시칠리아 여행 에세이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 에세이 오래 준비해온 대답(복복서가, 2020)을 읽으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떠난 시칠리아 여행에서 김영하 부부는 그야말로 생고생을 하며 시칠리아 여행을 했고, 그 여행기를 이 책에 담았기 때문이다. 혹시 여행기를 쓰기 위해서 일부러 고생을 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기는 2008년 이루어졌고, 2009년 랜덤하우스 코리아에서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라는 제명으로 여행기를 출간하였다가 절판되었다. 서문에서 작가 김영하는 절판된 책이었지만 꾸준히 찾는 독자가 있어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 펴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적었다. 오래 준비해온 대답.. 2022. 8. 24.
여행작가 안시내 신작 에세이,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청춘의 사랑과 이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청년 작가들의 에세이를 자주 읽으려고 노력한다. 청년의 문장에서 땅거미처럼 희미해져가는 청춘을 떠올려보고,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좋다. 여행작가 안시내의 신작 에세이 (푸른 향기, 2022)은 내밀한 일기 같은 에세이집이다. 청년 작가들은 더없이 용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밝히고 사생활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그 당당함도 좋다. 아, 요즘 청년들은 이렇게 연애를 하고, 이렇게 이별을 하는구나. 내가 몰랐던 방식이고, 내가 몰랐던 세상들이다. 여행작가 안시내 소개 느린 삶을 사는 사람. 여행과 사람, 사랑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를 펴냈습니다(책날개) 에서 밝힌 .. 2022. 7. 20.
딸아 연애를 해라, 비혼주의, 삼계탕 딸아, 연애를 해라 딸에게 읽어보라고 (교보문고, 2019)를 권했다. 쭉 훑어본 딸이 한마디 했다. "좀, 고루하네요" 요즘 애들은 책도 금방 파악을 하나보다. 그리고 덧붙였다. "아빠, 연애는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돈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드니까, 못하는 거예요." 이러는 거였다. 맞다. 요즘 이십 대는 공부와 취업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느라 연애할 짬이 없다. 이런 시대에 류수연의 와 같은 책은 한가해도 너무 한가해 보인다. 딸이 읽지 않고 가버렸으니 나라도 읽었다. 연애도 인생에서 중요한 거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연애를 해 보라고 권하는 책이었다. 독후 느낌은 김난도의 와 비슷했다. 이 책의 제목은 문정희 시인의 산문 에서 그대로 따왔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연애가 두렵고 낯선.. 2022. 7. 17.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 마리나 벤저민의 문학적인 해결책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 불면증에 대한 마리나 벤저민의 감성과 해결책 불면증으로 고생을 좀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불면증'하면 눈이 번쩍 뜨이게 마련이다. 마리나 벤저민의 (마시멜로, 2022)도 그렇게 읽게 된 책이다. 아, 이 사람도 불면증으로 꽤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구나, 그렇길래 이렇게 책까지 냈지 하는 마음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작가 소개 마리나 벤저민은 글쓰기, 가족 이야기, 회고록 등 다양한 논픽션 분야의 글과 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작가다. 저서로는 죽음에 대한 인류의 강박을 다룬 , 우주여행을 그린 , 이라크 바그다드 출신의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이 있다. 국내에는 이 번역되어 있다. 《이브닝 스탠더드》와 《뉴 스테이츠먼》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글을..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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