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야기/장르소설12 망해버린 이번 생을 애도하며, 냉동인간의 꿈 망해버린 이번 생을 애도하며 독후감 정지혜 작가의 (몽실북스, 2022)는 냉동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출판사는 로맨스와 SF,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종합소설이라고 광고하지만, 사실 이 소설은 SF라고 하기에도 SF적인 데를 찾아볼 수 없어 민망한 데가 있다. 는 난잡하다고 할 정도로 플롯이 복잡하다. 25개 꼭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매 꼭지마다 거의 새로운 인물이 연결괴리 없이 등장한다. 꼭지마다 50년 전, 30년 전, 17년 전 시점도 뒤죽박죽 섞여있어 대단한 끈기가 있어야 이 소설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다. 아래 줄거리는 개요를 파악하기 쉽게 시점이 아니라 등장인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라 소설의 시점 흐름과는 다르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시점들은 독자를 곤혹스럽게 한다. 주제도 .. 2023. 4. 27. 히가시노 게이고 백조와 박쥐 줄거리와 결말 백조와 박쥐(현대문학, 2021)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21년에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1985년 문단에 데뷔했으니 2021년은 작가 생활 36년 차일 때 발표한 소설이다. 데뷔 후 50편 넘게 작품을 썼다고 하니, 1년에 거의 2권씩 추리소설을 쓴 셈이다. 2007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번역을 도맡아 온 번역가 양윤옥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을 '죄와 벌, 거대한 균형의 가늠자'라는 키워드로 소개한다.정의를 위한 분노, 검경과 변호사와 판사의 애환, 공소시효 폐지와 소급을 둘러싼 문제점,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언론과 인터넷의 경박한 배설 등 인간의 죄와 벌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논의들이 총망라된 '사회파 추리소설' 계열로 를 분류한다.그러나 막상 이 소설을 읽어보면 정의에 대한 거창.. 2023. 2. 14. 명상 살인 줄거리, 명상의 힘이 넘치는 추리소설 추천 명상 살인 줄거리와 배꼽빠지는 명상의 세계명상이 너희를 구원하리라도서관에서 기막히게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바로 독일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가 쓴 (세계사, 2021)이라는 추리소설이다. 명상으로 살인을 한다? 제목만 봤을 때는 동양의 저주와 같은 것으로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의 서양 버전인가 생각했었다.책 뒤표지에 소설가 장강명은 "올해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진짜 재밌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라고 썼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책장을 펴자마자 그 기발함에 매료되어 밥 먹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다."라고 썼다.이 양반들이 돈 몇 푼 받았다고 공치사를 이렇게도 심하게 하나 했는데... 아니었다. 그들의 말이 진심이었음을 명상 살인을 다 읽고 나서 인정하지 .. 2022. 11. 11. 베르나르 베르베르 심판, 웃기는 판타지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심판, 웃기는 판타지 소설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미연 옮기, 열린 책들, 2020)은 설정이 개웃기는 소설, 아니 희곡이다. 전작 에 이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두 번째 희곡이다. 은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유치 찬란한 이야기였다. 판타지 소설이 진중하면 그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너무 유치 찬란해도 곤란하다는 걸 심판하는 희곡 소설이라고 할까.3막으로 구성된 희곡 은 1막에서 주인공 아나톨 피숑 판사가 폐암 제거 수술 중에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나톨 피숑은 자신이 사후 세계에 온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변호사 카롤린을 만나고, 베르트랑 검사를 만난다. 그리고 아나톨 피숑이 피고인이 되어 얼떨결에 재판관 가브리엘 주제로 재판이 열린다.2막에서는 아나톨 피숑의 생애를 두고 검사와 변호사의 .. 2022. 10. 17.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히라야마 유메아키 단편집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잔혹 단편 미스터리 열대야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면서 미스터리나 호러 소설 읽는 것이 최고다.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단편집 도 그런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7년 일본 열도를 달궜던 추리 소설이다. 그해 이 소설집은 1위에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히라야마 유메아키 마니아들이 간간히 찾는 소설로 남았다. 히라야마 유메아키 에는 단편 8편이 담겼다. 8편 모두 수준이 고르고 후다닥 읽을 수 있다. 후다닥 읽지 않으면 비위가 상할 수도 있다. 잔혹하고 기괴하고 자극적이다. 비위가 상당히 약하신 분들은 역겨울 수 있는데,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다. (나도 비위가 꽤 약한 축에 속한다) 작가 히라야마 유메아키 소개 1961년 가나가와 현 가와사키 시에서.. 2022. 7.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