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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낙하하는 저녁 줄거리,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 낙하하는 저녁, 실연은 어떻게 치유될까? 아내는 에쿠니 가오리의 찐 팬이다. 낙하하는 저녁(김난주 옮김, 소담 출판사, 2017)을 에쿠니 가오리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옛날에 한번 읽었다가 재미가 없어 그만두었던 전력이 있다. 며칠 전 아들이 왔을 때, 또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길래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취향상 아들은 아마 읽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ㅋ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은 8년 동안 사귄 애인을 일 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에쿠니 가오리 프로필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꼽힌다. 1964년 동경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 2023. 6. 5.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가 말하는 빨치산 아빠와 나 탁월한 유머감각으로 아버지에게 바치는 추도사 작가의 말에서 '나 잘났다고 뻗대며 살아온 지난 세월에 통렬한 반성이다.'라고 썼지만, 나는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를 엄혹한 삶을 살아야했던 아버지에게 바치는 추도사로 읽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으면서 묘한 감정에 자꾸 빠졌다. 에구, 빨치산으로 아버지는 그렇다 치지만 그 딸은 지가 선택한 삶도 아니었는데, 그녀가 산 한평생도 오죽했을까, 무릎을 치면서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킥킥거리게 되고 그러다 또 눈물이 핑 도는 그런 소설이었다. 작가가 아버지를 보내면서 아버지가 품었던 한을, 또 자신이 품었을 한들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유머라도 섞지 않고 이야기한다면 독자들을 한정없이 슬픔으로만 몰고 들어가 독자도, 작가도.. 2023. 6. 3.
백년 동안의 고독 줄거리와 해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사실적 리얼리즘 환상 특급 백년 동안의 고독, 남미문학이 쌓아올린 마술적 리얼리즘 최고 걸작 콜롬비아의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안정효 옮김, 1977)은 남미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환상 특급이다. 이 소설에는 진귀한 마술 도구가 쏟아지고 산 자와 죽은 자의 끝없는 조우가 이어지며 덧없는 꿈과 욕망에 제 운명을 가누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실과 상상을 교묘하게 오간다. 그 강렬함은 아우렐리아노가 멜키아데스의 예언서를 읽고 있을 때 정점을 찍는다. 백 년 동안의 고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장자의 나비꿈을 꾼 듯 몸은 몽롱해지고,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이 아주 멀리 보이기도 하고 너무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전율이 몰려온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프로필.. 2023. 6. 2.
사후세계 체험담, 소설가 위수정의 몸과 빛 위수정의 몸과 빛, 죽음 이후마저 슬픈 소설가 위수정의 단편 몸과 빛은 주인공이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하면서 바로 그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가끔 푸른빛이 어슴푸레하게 도는 새벽녘에 불현듯 눈을 떴을 때 내가 죽은 것은 아닌지 확인하곤 한다. 끔찍한 순간이다.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가 돌아온 임사체험은 세계적으로 많이 보고 되었다. 심장박동이 완전히 멈췄다가 구사일생한 사람들은 많은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깜깜한 터널을 통과하며 환한 빛을 따라갔다거나 죽어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의료계에서는 죽음 직전에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흥분된 상태에 발생하는 뇌파의 하나인 감마파가 증폭한다는 현상을 관찰했다. 임사 체험담은 그들이 본 것이 .. 2023. 5. 31.
윤보인 소설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 인생은 갭투자 윤보인의 소설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를 읽고 압구정동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었다. 소설 압구정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사기 위해 고군분투, 갭투자로 살아온 '나'의 인생 이야기이다. 칠삭둥이 한명회가 지금의 압구정동을 바라다본다면 어떤 감회에 젖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압구정은 한명회의 호이고, 그는 풍광 좋은 이곳에 정자를 지었다. 겸재 정선은 에서 언덕 위의 압구정을 신선이 사는 동네처럼 그렸다. 윤보인은 에서 압구정을 소시민이 평생 갖은 노력을 다해도 절대 닿지 못할 자본주의의 꿈같은 장소로 은유했다. 이 소설은 2023년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후보작으로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에 실렸다. 수상후보작들은 모두 작품 수준이 고르고 내 취양에도 맞았다. 소설 압구정은 특히나 .. 2023. 5. 31.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문명 줄거리와 결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문명(전 2권, 전미연 옮김, 열린 책들, 2021)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의 소설 고양이(2016), 문명(2021), 행성(2022)으로 이루어진 소위 고양이 3부작 중의 하나이다. 3부작이긴 해도 쭉 이어서 읽지 않아도 전체 줄거리를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큼 이야기가 단순하고 가볍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모든 소설이 그렇듯 문명도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읽을만한 하다. 마음에 물기가 많은 날들은 허무맹랑한 소설이 그나마 도움이 된다. 다 읽고 나서 에잇 씨이발, 이게 아닌데 하는 자괴감은 차치해야 한다. 문명 1권만 읽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 2권까지 다 읽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 2023. 5. 29.
양철북 줄거리와 해설, 귄터 그라스 노벨문학상 수상작 귄터 그라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양철북(장희창 옮김, 민음사, 1999)은 무엇보다 분량이 어마어마한 소설이다. 양철북 1권이 479쪽, 2권이 491쪽 도합 970쪽에 이른다. 3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끝까지 읽으려면 무한한 인내심과 끈기가 요구된다. 귄터 그라스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스웨덴 한림원은 양철북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인간들이 떨쳐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희생자와 패자 같은 잊힌 역사의 얼굴을 블랙 유머가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냈다." 이 소설은 1979년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주연 데이비드 베넨, 앙겔라 빙클러, 카타리나 탈바흐 마리오 아도르프)되었으며, 그해 영화 은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비평가들이나 소설 좀 읽는다는 사람들은.. 2023. 5. 27.
김상민 에세이 낯가림의 재능, 내향인에 대하여 세상의 수많은 내향인들에게 김상민의 에세이 낯가림의 재능(왼쪽주머니, 2022)은 작가 자신은 틀림없는 내향인이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책이다. 그러면서 세상의 수많은 내향인들에게 낯가림도 재능이니 그것을 무기 삼아 열심히 살아보면 희망이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도 낯가림이 심한지라 이 작가가 과연 내가 생각하는 내향인이 맞는지, 과연 그러한지 이 책을 읽어보았다. 작가 김상민 소개 낮에는 마케팅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책날개에 종종 십수 년 전 사소한 실수가 생각나 잠들지 못한다,라고 쓰여 있다. 《아무튼, 달리기》를 썼다. 낯가림의 재능 감상평 작가 김상민은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내향인의 평화로운 정적은 산산조각 나기에 카톡을 선호한다고 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관계를.. 2023. 5. 25.
2023 현대문학상 수상작, 안보윤의 어떤 진심 안보윤의 「어떤 진심」은 2023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이다. 2023 현대문학상은 2021년 12월호~2022년 11월호(계간지 2021년 겨울호~2022년 가을호) 사이, 각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된다. 수상후보작으로는 문진영 「내 할머니의 모든 것」, 박지영 「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 이서수 「엉킨 소매」, 위수정 「몸과 빛」, 윤보인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 이승은 「우린 정말 몰랐어요」, 이장욱 「요루」가 선정되었다. 현대문학상 수상작과 수상후보작들은 모두 작품 수준이 고르고 생각거리들이 많이 쌓인 이야기들이었다. (2023 제6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현대문학, 2022)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작가 안보윤 소개 1981년 인천 출생으로, 명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 2023. 5. 24.
양지예 장편소설 1미터는 없어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1미터는 없어 앙지예의 장편소설 (문학동네, 2023)은 비행기 사고로 사라진 측량 천재의 삶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이다. 양지예는 이 소설로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김인숙은 "첫 페이지부터 그 흥미로움과 참신함이 압도적인 바, 가슴을 두근거리며 읽었다."라고 했다. 소설가 이기호는 "계속 측정을 하고자 의지, 그래서 잴 수 없는 것들, 마음의 오차마저 줄이려는 태도가 작품을 이끈 힘"이리고 했다. 정한아는 "천재의 일대기를 재기 발랄한 입담으로 펼쳐낸 것도 서사의 활력으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편해영은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매력이 빛나는 소설이었다."라고 평했다. 작가 양지예 소개 202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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