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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로그라인

김은혜 + 강승규, 웃기고 있네, 진퇴양난

by 로그라인 2022. 11. 9.

김은혜와 강승규의 스탠딩 코미디, 웃기고 있네

요즈음 뉴스를 볼 일이 없다. 보기 싫은 얼굴이 자주 나오고 울화통 터지는 뉴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기고 있네"라는 자막이 내 눈길을 끌었다. 누가 웃기고 있고, 누굴 웃기고 있는지 봤다.

"웃기고 있네"라는 문제의 메모가 나온 것은 8일 오후에 열린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였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은 글자와 그 글자를 지우는 모습을 이데일리가 사진을 찍어 보도했다.

김은혜 수석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을 때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는 글을 썼다.

국감장에서 이 보도를 본 진성준 의원(운영위 야당 간사, 민주당)은 위원장(주호영, 국힘)에게 누군지 밝혀서 퇴장시켜달라고 요구했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 모독"이라며 작성자 확인을 요청했다.

주호영 운영위원장이 어쩔 수 없는 듯  "누가 쓴 사람이 있느냐"라고 묻자, 배석해 있던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엉거주춤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국감장 사진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국회방송

그 장면을 보니 못된 장난을 치던 초등학생이 선생님에게 들켜 일어서는 꼴 같았다. 진퇴양난인가.

김은혜 홍보수석 왈, 국감과는 관련 없고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를 썼다가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말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도 "사적으로 어제 일을 갖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와 강승규의 사적 대화?

이에 주호영 위원장이 사적 대화 내용이 뭔데?라고 묻자 강승규 수석은 "얘기할 수 없다"라고 했다. 주호영 위원장이 사적 대화가 무엇인지 공개를 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지만, 강승규 수석은 "사적 대화"라며 끝까지 버텼다.

주호영 위원장은 아마도 국민들의 시선을 잘 알고 있었기에 사적 대화 내용을 공개하라고 지적했을 것이다. 사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웃기고 자빠졌다, 웃기고 있네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음을.

김은혜 수석과 강승규 수석이 그래도 공개하지 못하는 걸 보면 대통령실 소속 두 수석이 사내 연애, 아니 실내 연애라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아니면, 위세 높은 대통령실 수석들은 국감장에 안하무인이라 국회의원들을 우습게 봐서 국민을 대변하는 그들의 질의가 "웃기고 있네'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문제의 "웃기고 있네" 필담이 오가던 시간에 질의를 하고 있었던 강득구 의원은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이라 분개했고,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 조치 요구에 주호영 위원장은 두 수석을 퇴장시켰다

사자성어 진퇴양난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지를 보면서 사자성어 "진퇴양난"이 떠올랐다. 진퇴양난은 빼도 박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말한다. 출처가 불명확한 이 진퇴양난은 아무래도 음담패설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음, 못질을 잘못하면 윗부분이 구부려져서 빼도 박기도 애매해지는 상황이 되는가 하면, 한참 열애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불쑥 들어와도 외간 남자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비슷한 사자성어로 진퇴유곡(進退維谷), 낭패 불감(狼狽不堪) 등이 있다.

아무튼, 이 모든 불필요한 의구심을 지우려면 김은혜 수석과 강승규 수석은 주호영 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사적 대화가 무엇이었는지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대통령실의 수석들은 "웃기고 있네"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사적 대화를 공개하더라도 진퇴양난이다. 명색이 일국의 대통령실 수석들이 국감장에 와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사적인 대화로 노닥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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