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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5

아니 에르노의 탐닉, 처연한 사랑에 대한 각주 탐닉, 단순한 열정을 기록한 대담한 일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아니 에르노의 탐닉(조용희 옮김, 문학동네, 2004)은 처연한 사랑의 기록이자 격정적인 욕망의 기록이다. 아니 에르노는 1991년 소련 외교관 S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을 발표하고 10년이 지난 2001년, 그녀가 그 시기에 썼던 일기를 묶은 을 발표했다. 소설 탐닉은 아니 에르노가 소련 외교관 S와 사랑에 빠졌던 시기(1988년 9월 27일에서 1989년 11월 6일까지)에 쓴 일기와 그가 소련으로 떠난 이후 사랑에 대한 여운을 기록한 1990년 4월 9일까지의 일기가 담겨있다. 그러니까 탐닉은 소설 에서 기록하지 못한 산문적인 서사를 확인해 볼 수 각주 인 셈이다. 을 읽으며 아니 에르노가 자신의 욕망을 미학적인 고려는 하지 않고, 도덕.. 2023. 6. 24.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줄거리와 결말, 소설 같은 연애 이야기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작년 가을, 아니 에르노가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적잖이 놀랬다. 내 기억 속에 그녀는 성적으로 굉장히 대담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로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편견은 내가 아니 에르노가 쓴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자전적인 소설 (최정수 옮김, 문학동네, 2001)과 일기를 엮은 (조용희 옮김, 문학동네, 2004), 단 두 편만 읽은 결과였다. 단순한 열정은 48세였던 작가가 35세였던 파리 주재 소련 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과의 불륜을 그린 연애 이야기이고, 은 그 시기에 그녀가 썼던 일기를 그대로 출판한 책이었다. 아래 책표지는 옛날 책표지에서 디자인을 많이 했다. 당시 두 아들이 있는 이혼녀였던 아니 에르노는 작가이자 교수였고.. 2023. 6. 19.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문명 줄거리와 결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문명(전 2권, 전미연 옮김, 열린 책들, 2021)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의 소설 고양이(2016), 문명(2021), 행성(2022)으로 이루어진 소위 고양이 3부작 중의 하나이다. 3부작이긴 해도 쭉 이어서 읽지 않아도 전체 줄거리를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큼 이야기가 단순하고 가볍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모든 소설이 그렇듯 문명도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읽을만한 하다. 마음에 물기가 많은 날들은 허무맹랑한 소설이 그나마 도움이 된다. 다 읽고 나서 에잇 씨이발, 이게 아닌데 하는 자괴감은 차치해야 한다. 문명 1권만 읽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 2권까지 다 읽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 2023. 5. 29.
고도를 기다리며 줄거리와 뜻, 극작가의 해석 고도를 기다리며, 20세기 부조리극의 대표작 사뮈엘 베케트의 (민음사, 2000)는 1939년 2차 대전 당시, 작가가 남프랑스 보클루주의 한 농가에 숨어 살며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희곡으로 쓴 작품이다.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줄거리를 보면 극적인 사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단순하고도 지루한 하루가 지나가고 그다음 날도 또 그렇게 지나간다. 그런데도 연극 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는 그의 나이 47세 때인 1952년, 를 출판했다.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된 고도는 예상을 뒤엎고 관객들이 몰려들었고 이후 파리, 베를린, 런던, 뉴욕 등지에서 장기 공연되었다. 고도를 기다리며 뜻과 해석 연극을 본 사람들은 두 주인공 고고와 디.. 2023. 5. 22.
베르나르 베르베르 심판, 웃기는 판타지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심판, 웃기는 판타지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전미연 옮기, 열린 책들, 2020)은 설정이 개웃기는 소설, 아니 희곡이다. 전작 에 이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두 번째 희곡이다. 은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유치 찬란한 이야기였다. 판타지 소설이 진중하면 그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너무 유치 찬란해도 곤란하다는 걸 심판하는 희곡 소설이라고 할까. 3막으로 구성된 희곡 은 1막에서 주인공 아나톨 피숑 판사가 폐암 제거 수술 중에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나톨 피숑은 자신이 사후 세계에 온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변호사 카롤린을 만나고, 베르트랑 검사를 만난다. 그리고 아나톨 피숑이 피고인이 되어 얼떨결에 재판관 가브리엘 주제로 재판이 열린다. 2막에서는 아나톨 피숑의 생애를 두고 검사와 ..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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