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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20

김유담 장편소설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이십 대의 일과 사랑 김유담,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김유담의 (창비, 2022)는 연극배우를 꿈꾸다 취업을 한 스물여섯 조연희의 직장 생존기를 담은 청춘 소설이다. 이 장편소설을 읽기 전에는 커튼콜은 사양할게요라는 평범한 제목에 스물여섯 사회 초년생의 직장생활을 담은 그저 그런 평이한 이야기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감 없이 첫 장을 읽었다. 커튼콜 curtain call의 사전적인 뜻 연극이나 음악회 따위에서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관객이 찬사의 표현으로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어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를 무대 앞으로 다시 나오게 불러내는 일. 그런데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라고 하는 첫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읽어갈수록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 이 작가, 이야기 힘이 굉장한데? 책을 .. 2023. 1. 4.
공지영 소설 먼바다, 첫사랑과 40년만의 재회 공지영 소설 먼바다, 페미니즘과 첫사랑 첫사랑은 처음이라 어렵다. 아직 영글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시기에 벼락처럼 찾아오니 더욱 그렇다. 운 좋은(?) 사람들은 첫사랑과 결혼하기도 하지만 첫사랑은 애잔함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공지영의 소설 (해냄출판사, 2020)는 첫사랑을 먼바다 같은 이미지로 그리고 있는 장편 소설이다. 사실, 이 소설을 손에 잡은 지는 며칠 됐다. 대부분의 연애소설들은 빨리 읽힌다. 그런데 공지영의 먼바다는 조금 읽기만 하면 잠이 쏟아졌다. 이상한 일이었다. 첫사랑의 아련함 때문이었을까? 소설가 공지영 프로필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창작과 비평에 으로 등단했다. 중학교 때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이혼을 세.. 2022. 11. 7.
하얼빈 김훈 문장과 소설적 재구성의 한계 김훈 장편소설 하얼빈의 문장과 소설적 재구성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다룬 김훈의 장편소설 하얼빈(문학동네, 2022)은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전날 트위트에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은 소설로 추천하면서 현재까지 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천하는 이유를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했다”라고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방송에서 김훈의 첫 장편소설 를 추천했고, 탄핵 당시 칼의 노래를 다시 읽고 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소설 칼의 노래는 그해에만 50만 부를 넘어서며 대박을 쳤다. .. 2022. 10. 4.
이청준 단편집 병신과 머저리, 퇴원 해설 이청준과 중단편집 병신과 머저리 이청준은 여섯 살 때 세 살 난 막냇동생이 홍역을 앓다 죽었다. 반년쯤 뒤 맏형이 폐결핵으로 죽었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희망으로 상징되는 4·19와 좌절로 귀속되는 5·16 쿠데타를 연달아 겪었다. 이청준은 "문학 욕망은 애초 우리가 사는 현실 질서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자가 그 패배의 상처로부터 자신을 구해내기 위한 위로와 그를 패배시킨 현실을 자기 이념의 질서로 거꾸로 지배해 나가기 위한 강한 복수심에서 비롯된다."(지배와 해방, 1977)고 했다. 병신과 머저리는 이청준이 발표한 중단편 열두 편이 실렸다. 그의 작품들은 이제 고전이라고 할 만큼 읽기가 모호하고 지루하다. 언어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기존에 쓰던 어법들은 구식이 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1960.. 2022. 8. 14.
칼의 노래, 김훈 첫 장편 소설 기증하며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도서관에 기증했다. 칼의 노래는 김훈이 2001년 발표한 소설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이다. 칼의 노래는 오늘의 김훈을 있게 했다. 며칠 전 도서관 문학 코너에서 너덜더널한 칼의 노래를 봤었다. 칼의 노래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보는 모양이구나, 생각했다. 김훈은 소설 가로서보다 에세이스트로 명망이 높고, 보수주의보다 허무주의가 그 본령인 작가다. 김훈의 지겨운 밥벌이의 경로는 신문사 기자에서, 에세이스트로, 그리고 소설가로 진화했다. 종착점은 소설가이지만, 김훈은 역사 에세이스트에 가깝다. 청춘의 한 모퉁이에서 그를 좋아했고, 그의 문장을 탐독했었다. 이름에 쓰는 '훈'이라는 한자도 같아 친밀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만, 추억이 스린 칼의 .. 2022. 8. 7.
김영하 작별인사 줄거리, 기계와 인간의 운명 필멸의 슬픔에 대한 김영하의 작별인사 김영하의 작별인사는 자신이 인간인 줄로만 알고 성장해가던 기계인간 철이가 수용소에 끌려가 자신이 기계인간임을 알게 되고 삶이 바뀌는 대 혼란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SF소설이다. 작별인사는 작가 김영하가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로 의 청탁을 받고 썼다가 이번에 다시 개작해 복복 서가에서 출간했다. 복복 서가는 작가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1인 출판사이다. 언젠가 작가가 유시민과 정재승, 유희열, 황교익과 함께 출연한 알쓸신잡을 봤을 때, 담당 PD가 캐릭터들을 잘 끌어모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방송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이들은 쇼닥터이건 아니건, 캐릭터가 다 비슷비슷하다고 보는 편향이 내게는 있다. 아무튼, 김영하의 작별인사를 읽고 아..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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